백영호·초록시

[스크랩] 청죽 백영호 새벽농장풍경 `Netizen 신비동물의 왕국` 2015. 6. 7(일요특집)

초록담장 2015. 10. 18. 19:36
오늘의 추천 '시'와 '사진 & 그림'.

Img From: newsis.com--
    ★*…새벽농장풍경 
    시인/청죽 백영호
     새벽농장엔
     밤새 깔아 놓은 이슬이불로
     이방 저방 가릴 것 없이 질펀하다
     햇살의 비늘 들추며 바람이 지나간다
     바람은 온갖 모양으로 나뭇가지 사이를 쏘다닌다
     동백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달았을 때도
     바람은 제 속살 들이 밀었고
     장마끝날도 녹슨 경운기 짐칸에 바람은 자고 갔었다
     나는 이슬이불이 깔린
     농장의 이방 저방을 기웃거리며
     이승의 온갖 향기를 맡는다
     향기는 방마다 가득하다
     향기는 바람속에 길을 내고 햇살 아래 누워 버렸다
     길 너머 고추가 붉게 익어가는 소리
     키 큰 버드나무 그늘이 이불개는 소리
     애콩이 주춤주춤 입 벌리며 갈라지는 소리
     나는 소란스러워진다
     수많은 소리들이 일시에 정지신호를 울렸기 때문에
     이즈음 귓속 깊숙히 담아 두었던 소리책을 펼친다
     희고 눈부신 꽃들이 끝없이 피어나는 아침.
    

    작성:한국 네티즌본부'詩' Daum Cafe:'한국 네티즌본부' ----
출처 : 한국 네티즌본부
글쓴이 : 최 신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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