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시선··축하글

[스크랩] 백영호님의 등단을 축하합니다... ^^*

초록담장 2005. 1. 3. 11:46

        아버지와 숫돌 백영호 아버지는 날마다 소먹이는 꼴을 베어내는 낫을 숫돌에 가셨다 아버지가 낫을 가실 때는 수도승처럼 보였다 울 아버지는 너무나 진지하고 엄숙하게 얼굴에 땀방울 쏟으시며 정성 다해 힘을 들여 낫을 가시는 것을 어째서 그리도 반복하시는 것일까 가끔은 빼먹어도 되고 며칠은 아니 갈아도 되실 텐데 아버지는 하루도 빠짐없이 낫을 가셔서 푸른 날을 세우셨다 이제 저 멀리 북간도보다도 머나 먼 피안의 세계에서 안식하시는 아버지 그리워 할 적마다 내 눈가에 숫돌이 보인다 숫돌은 스스로 자기 몸을 헐어서 낫의 푸른 날을 살렸고 아버지는 스스로 당신 몸을 갈아서 튼튼한 울타리를 치신 뒤 숫돌에 낫을 매일 가시듯 하루도 빠짐없이 자식들 향해 지금도 사랑스런 웃음 띄어 지켜보신다 (월간 종합문예지 한맥문학 2005. 1월호 시부문 등단 대표작품)
출처 : 백영호님의 등단을 축하합니다... ^^*
글쓴이 : 새벽안택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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