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마중
추석이 환한 보름달 하나
걸리고 온다는 기별을 받고
약간은 들뜬 맘으로 추석마중 나갔다
동구밖 어귀에서
한참을 서서 기다리니
온다는 추석보다도 먼저
서울간 동생이 조카녀석 손잡고
함박웃음으로 나타났고
작년 소문 잔뜩 피우며
읍내로 시집갔던 순이가
앞산만 해진 배
앞 세우고 살짝 수줍은 미소 짓는다.
모처럼
조카 녀석의 재롱이 춤을추고
인정이 사람사는 낙으로 번지며
동동주 주거니 받거니에
부른배 안고 소변하려 춧담을 내려서니
기다리던 그 추석이
사립문 열고 마악 들어선다
살 좋은 달빛살과 넉넉한 인심과
너털웃음 한바지게 등짐 하고서...
시/청죽/백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