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구님 정성의 방

서로 길이 되어가는 것

초록담장 2005. 2. 12. 08:03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것 / 박 노해님


    곱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친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바른 길 보다는

    산따라 물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곧은 길 끊어져 없다고 주저앉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

    삶은 가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

    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면 환해져 오는 길

    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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