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ssigneul Jean Pierre 그림 *
여자의 꿈은 혼자 여행 하는 것이다
여자 홀로
기다란 머리카락을 날리면서
기차에서 내리는 모습은
생각 만 해도
가슴이 저려오는 매력으로 느껴진다
커피를 마시는
여자도 역시 아름답다
바닷가를
혼자 걸어가면서
고개를 푹 숙이고
생각에 잠겨있는 여자의 모습도
그림 처럼 멋지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둘이하고 싶은 여행보다는
혼자서 떠나고 싶은 여행의
충동이 더 크다
원래 여자는
고독한 모습으로 존재 할 때가
아름답기 때문이다
여자의 깊은 가슴 속에는
항상 메워지지 않는 빈 자리가 있다
영원히
혼자 떠날 수 있는
여행을 꿈꾸면서 산다
겨우 어른이 되어
마음대로 행동하게 되었구나 했을 때
한 남자를 만나 결혼하게 된다
그 뒤
세월이 좀 지나면
아이들이 태어난다
아이들은 더 작은 눈으로 짠
그물이 되어서 여자를 조인다
결국
아이들이 커서 모두 어른이 된 날
여자는 모든 그물에서 해방 된다
그때 자기 자신을 돌아다 보면
이미 오십이 가까워진 나이가 되어 있음을 발견한다
그땐
여자가 홀로 가방을 들고
기차에서 내려도
조금도 아름답지 않고
매력있어 보이질 않는다
말하자면
누구의 관심도 눈길도 끌 수 없는
여자가 되어버린 나이에야
겨우
모든 그물에서 해방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제부터야말로 여자는
자기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된 것이다
황야를 달려온
속도없는 기차에서 내리면
그 여자는
새롭고 낯선 광야의 공기를
몸으로 느끼면서 주위를 살핀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그렇게 자기가
존재하고 싶은 자리에
자기 자신을 놓아 두는 것이다
김이연
<女子가 자존심을 버린다면 그 때 비로소 행복해 질 수 있다>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