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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여,시월이 열렸습니다/백영호

초록담장 2005. 10. 1. 23:24



 

 

^^주여,시월이 열렸습니다

 

 

시월에는

사람이 사람을 포용케 하시고

자연이 사람을 포용케 하시고

만물이 만물을 안아가게 하소서.

 

강물이 순리로 흘러서

바다의 품에 안기듯 평화로 채워주시고

빗물이 육지를 범하는 일 다시 없게 하소서.

 

한가위의 하늘향기로 뻗친

풍요의 볏단 기쁨으로 거두게 하시고

반목과 질시의 발길을

이해와 용서의 강가로 인도케 하소서.

 

이웃과 동리간에도

보름달빛의 넉넉함과 풍성함으로 내려

결혼하는 쌍들이 늘어나게 하시되

이혼하는 쌍들이 이땅에서 사라지게 하소서.

 

시월에는

하늘닮은 이상을 들숨으로 마시며

이른봄 부터 가꿔온 내 자아가 탐스럽게 익어

환한 미소로 땀 흘리며 추수하게 하시고

내 이웃에 베품과 나눔의 짓 준행하게 하소서.

 

 

시/청죽/백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