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벗님들 광장

낡은 수첩의 고백들이 그리워진다/행운

초록담장 2005. 2. 26. 23:55

낡은 수첩의 고백들이 그리워진다/행운

 

분명코 내 안의 목소리는

난데없이 사랑을 부르고

봄의 의상을 입은

당신의 사진을 보면서

식어가는 밤에

속절없이 추억의 옷을 벗는다.

 

봄의 시절에

다정하게 독백으로

가려진 속마음을

털어 놓았던

낡은 수첩에는

나무들이 자라는

한 시절의 약속뿐이네.

 

고단한 사랑의 흔적은

이 낡은 수첩에서

불타지도 않고

일 년 내내 만나지 못한

내 작은 사랑의 함성만이

항아리도 아닌

책상서랍에 잠들어 있네.

 

2005.2.26 늦은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