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죽· 백영호 시집

^^ 겨울나무로

초록담장 2005. 1. 8. 22:04

* 겨울나무로 * 지난 계절 더 높게 자라기 위해 더 많이 달리기 위해 모질게도 다툼질 했었는데 이제는 모듬을 내어주고 텅빈 가슴으로 그 자리에 서 있다 겹겹이 입었던 잎이며 열매를 막 힘 다해 대지에 토 하고선 오만가지 장식이랑 치장까지 다 벗어 주고 통바람 호올로 맞으며 서 있다 제 목숨 위협하는 찬바람 된서리를 안으로 안으로 인내하면서 세월이 가져다준 옹골진 알몸통 다 드려내고도 새봄의 잎새를 예비하며 기다림으로 세월을 채워간다 동짓달 긴긴 밤을 지내야 햇살 환한 아침을 맞이하는법 이제 우리도 한그루 겨울나무가 되자 온갖 세상 치장이나 거품 장식 다 벗어놓고 자기편만 정답이고 나머진 아니다는 아집과 편견도 내 던져 버리고 텅빈 가슴으로 새희망을 담자 텅빈 마음으로 사람사는 다정과 다감을 담자. 시/청죽/백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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